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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 왜 그들은 인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영화 ‘겟아웃’

<스포주의>

영화 <겟 아웃>은 과거 노골적이던 인종차별의 충격을 고스란히 전하며 현재의 우리에게 경고를 날린다. 아무개는 <겟아웃>이 어쩌면 철이 지난 이야기를 한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우리 중 누구는 요즘은 차별에 대해 '관대한' 시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각종 혐오 발언을 일삼던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 자리에 오르고,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스스럼 없이 혐오 발언을 내뱉은 후보가 득표율 2위에 오르는 지금을 누가 감히 차별히 해소된 시대로 볼 수 있을까. 영화 <겟아웃>은 인종차별만을 다루지만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차별이 얼마나 차별의 대상을 비인간화시키는지, 그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오늘은 <겟아웃>을 통해서 차별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들을 정리해볼까 한다.


영화 <겟아웃> 스틸컷


차별이란 무엇인가



<21세기 정치학대사전>에 의하면 차별이란 "원래는 '차등을 두는 구별'을 의미하는 용어지만 실제는 비판적 의미가 가미되어 어떤 집단(인종, 민족, 생활양식, 국적, 성별, 언어, 종겨, 사상 등)을 희생으로 하면서 사회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차별대우를 가리킨다..본래 대등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사회적인 권리를 다수파 집단이나 권력집단이 비합법적으로, 때로는 합법적인 근거로 박탈함으로써 차별이 이루어진다"

* [네이버 지식백과] 차별 [discrimination, 差別] (21세기 정치학대사전, 한국사전연구사)


영화에서는 인종차별만을 다루지만 현실 속 우리는 인종, 젠더, 민족, 종교 등 수많은 차별들과 맞서고 있다. 한국에서는 요즘 특히 젠더 차별이 대두되고 있다. 흔히 "여성혐오"라고 일컫는 것들 역시 차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차별은 정의상으로 보면 의아할 정도로 비이성적인 행위 같지만 현실 속 우리에게 차별은 '상식'으로 통하기도 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사회적 생산성이 떨어진다던지 여성스러운 말투를 가진 남성은 '게이'라던지 하는 생각은 최근까지만 해도 혐오나 차별이 아닌 일종의 상식처럼 다루어졌다. 그만큼 차별은 그에 대해 눈을 뜨기 전까지 당연하게 느껴진다. 


차별은 그럼 자연스러운 것인가? 아니다. 차별이 깃든 생각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자연'의 상태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내재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의 정체성과 상관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 받아 마땅하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은 비이성적일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정체성을 짓밟는다는 점에서 잔인하다. 우리는 언제나 '내재화'된 편견으로 인해 누군가의 삶을 괴롭게 하고 있진 않은지, 나의 무지로 인해 누군가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있진 않은지를 고찰하고 그런 행동 및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



차별은 어떻게 대상을 비인간화 하는가




그렇다면 영화 속에 그려진 차별은 어떤가? 영화에서 크리스를 비롯한 흑인들은 '인간'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로즈의 아버지가 날리는 사슴에 대한 장난부터 시작해서 크리스의 몸을 사기 위해 처음 본 크리스를 마치 마트에서 물건을 보듯 이곳저곳 뜯어보는 모습하며 자신의 '우월한' 영혼을 담기 위해 흑인의 몸을 약탈하는 모습까지. <겟아웃>에서 흑인은 철저히 상품으로만 받아들여진다. 이 모습이 과장되어 보이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영화 <겟아웃> 스틸컷



과거에는 특정 인종 혹은 특정 사회계급의 인간을 물건으로 다루는 것이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 1619년 흑인이 미국에 노예로 등장한 순간부터 '짐크로법(Jim Crow Law)'가 흑인을 시민으로 보호하기 시작한 1875년까지 미국인들은 흑인을 시민이 아닌 노예, 즉 물건처럼 대했다. 1875년 '짐크로법'의 등장 후에도 흑인의 인권은 온전히 지켜지지 못했다. 흑인은 백인과 분리된 세상을 살았고 참정권 역시 얻지 못했다.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겟아웃> 속 백인 주민들이 물건을 사고 팔듯 최면에 걸린 흑인들을 경매하는 모습은 마치 현실을 과장되게 그려 충격을 주고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모습은 현재로부터 멀지 않은 과거 지구 역사의 현실이다. 심지어 최근 미국에서는 인종 차별 관련 사건들이 급증하면서 영화 속 장면들은 과거의 모티브로 남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잡지 않는다면 다시 되풀이될 악몽으로 각인된다.


차별이 대상을 비인간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대상을 우리와는 전혀 다른 존재로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인종 및 민족차별의 경우 차별 대상인 인종 혹은 민족을 짐승 같은 존재로 여기고 그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대상을 대한다.

* "철학적 관점에서 김태원(2002)은 르네상스 영국의 자연관과 문학을 중심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구분"(박성미,2010)


우리는 지금




KBS1 <인간극장> 굿모닝 Mr. 욤비 편


우리나라에서도 인종차별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납치하듯 동남아 여성을 입국시켜 한국인 남성에게 결혼시키는 동남아 결혼 주선 업체부터 피부색으로 인해 취업전선에서 떠밀려가는 현상까지. 차별은 너무도 당당하게 행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의 경우 아직까지 민족주의 사상이 짙게 남아있기 때문에 그 폐해는 더욱 도드라진다.


후퇴하는 오늘의 사회상, 더이상 우리는 차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겟아웃>이란 영화를 하나의 미스터리-스릴러물로 즐기고 소비하기는 쉽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상황을 조금만 떠올려보면 이 영화를 그저 오락거리로 씹고 버리기에는 오늘날 이 영화가 던지는 명제가 너무 크다. 앞서 말했다시피 차별은 내재화된다. 경계하지 않으면 더 이상 차별으 차별로 인지할 수 조차 없게 된다. 그간 힘들게 싸워 온, 누군가들이 아직도 이를 악물고 얻고 지키려는 그들의 존엄성을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혐오 발언과 테러와 같은 혐오행위가 쏟아지는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퇴행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추신. 물론 이 영화가 완전히 맘에 드는 건 아니다. 최면을 손가락 한번 딱 부딪히면 사람을 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한 점이나 복선을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두드러지게 연출한 점은 영화를 다소 어색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시기적절한 주제 선택과 스릴러 특유의 몰입감있는 연출을 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영화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지나갈 수 있는지 의아할 정도로 집중해서 봤다. 그리고 보는 내내 지금이라면 영화의 아미티지와 같은, 혹은 과거 KKK와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몇 십년 간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왔음에도 되짚어보면 아직 멀었다고 느낀다.





<겟아웃> 관련 기사 및 포스팅

<겟아웃>의 복선에 대해 알고싶다면

http://m.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302781


KKK의 흑인 대학살 사건 관련 기사

http://m.insight.co.kr/news/106895





참고문헌 :

박성미. (2010). 청소년의 비인간화 유형에 따른 청소년문제 분석. 한국청소년연구, 21(4), 201-227

배덕만.(2015). 미국사회의 인종차별 현실과 문제들. 기독교사상. 24-33

최현지.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30228

ALJAZEERA. <Reports of racist attacks rise after Donald Trump's Win>. http://www.aljazeera.com/news/2016/11/reports-racist-attacks-rise-donald-trump-win-161111035608375.html

Gervais S.J. (2013). Objectification and (de)humanization : 60th Nebraska Symposium on Motivation. New York, NY:Spr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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