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우리가 다같이 번화가로 나가는 길에, 길을 건너야하는 일이 있었어. 근데 내가 약간 뒤에서 따라가고있었는데, 앞에 가던 셋이 모두 왼쪽을 동시에 돌아보며 길을 건너는거야.사실 당연한 일이지, 길을 건널때에는 차가 오는지 확인해야하니까.내가 초등학생 때, 하루는 엄마랑 동생들이랑 마트에 가고있었어. 아직은 달리기를 좋아하던 때라 와다다다 달려서, 방금...
저는 케이크를 좋아하고, 진한 커피를 좋아해요. 하고 싶은 일을 말하는 데에는 사실 익숙치 않고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태생적으로 집요정. 어릴 때부터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 마플 부인 등 추리 소설을 아주 좋아하며 많이 읽었습니다. 요즘 좋아하는 작품도 그런 게 많은 느낌. 판타지도 좋아해요. 해리포터 시리즈를 8살에 읽기 시작했고...
그 순간의 가녀린 입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나는 들었다 처음과 같이 지금 마주본 우리가 서로의 신입니다 나의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 김선우,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연대를 넘어선 혁명 혁명이란 말은 너무 거창한 것일까? 미쓰백이라는 성인이 지은이라는 아이를 만나는 이야기를 그런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과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왠지 미쓰백이 쓸...
옷장을 연다. 검정 티, 검정 니트, 검정 스키니, 검정 슬랙스, 검정 치마, 검정 속옷까지. 신발장을 연다. 검정 플랫슈즈, 검정 워커, 검정 운동화. 내가 가진 옷들을 색깔에 따라 적으면 블랙 리스트가 완성된다. 다른 색이 있나 뒤져본다. 진회색, 연회색, 흰색. 무채색이라는 면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얘네 합해도 블랙 리스트다. 그것들이 나를 물들인다면...
책을 잘 읽지 않는 언니의 책상에 책이 쌓이고 있다. 첫 시작은 <미움받을 용기>. 그 뒤를 이어 <자존감 수업>,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같은 책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우리 언니의 책장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테다. 언니가 사 모은 책들은 베스트셀러 책들이니까. 서점에는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사람들이 살면서 열 여덟 번쯤은 들어봤을, 중국의 유명한 병법서인 손자병법에서 나온 유명한 말이다. 동양철학자 임건순은 물었다. 지피와 지기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적을 아는 것과 나를 아는 것 중 더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그는 나를 아는 것이 더 어렵고 나를 아는 것이 더 ...
180126 뮤지컬 팬레터안녕, 나의 빛, 나의 악몽- 사랑받는다는 것에 대하여 한 때 나는 나를 키운 것이 지적허영심이라고 했으나, 아무래도 그 말을 고쳐야만 할 것 같다. 나는 똑똑해지고 싶어서 큰 것이 아니었다. 똑똑해져서 사랑받고 싶었던 거였다. 유난히 칭찬에 민감하고 질투가 많은 아이, 기록보다 등수가 중요한 아이였다. 연년생 동생의 존재가 나를 ...
선물로 책을 받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전에 사귀던 애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나, 내가 좋아할 법한 책들을 골라주었는데 선물하는 권 수가 꽤 되어서 헤어진 지 시간이 오래 지난 아직도 다 읽지 못하고 여유로운 날 가끔 한 권씩 빼 읽고 있다. 그 뒤로 받은 책 선물은 주로 시집이었다. 시를 좋아하긴 하지만 시집을 사 읽어본 적은 없던 차 받은...
취업 준비를 위해 본가로 유배된 다이아💎(현재 로맨스소설 이북 계약 2건 진행 중)를 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부산에 내려왔다. 그렇게 2n세 취준백수 4인방 완전체가 모였다. 작문 숙제라는 마음의 짐을 안고 내려온 나는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찾기로 했다. “너희는 소확행이 무슨 뜻인 줄 알아?” 풍파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다이아 💎 “그거 무라카미...
시발비용이란 말이 한참 내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일상에 시달리다 못해 더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잠시나마 숨통을 틀 수 있도록 어떠한 비용을 치루는 것이다. 말 그대로 ‘시발’이라는 욕이 나오는 상황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소비로 해소하는 것인데, 비슷한 말로 소확행이 있다. 흔히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알고 있는 ...
친구들이 나를 보러 지방으로 삼박 사일을 잡고 내려왔다. 와중에 친구 파마는 아이패드 미니로 작문 숙제를 한다. ‘소확행’을 주제로 웃픈 글을 써야 한다고. 우린 소확행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먼저 그 단어가 하루키의 소설에서 나온 단어라는 것부터. Q. 파마에게 물었다. 소확행이 뭘까요?A. 소비는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인 줄 알았어. 그래서 그...
<금요일엔 돌아오렴>도 비슷한 무게로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인터뷰한 책인데, 여기에는 끔찍한 집단적 죽음이 있고서야 성적과 무관하게 비로소 존재 그 자체로 평등하게 주목받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내 아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했고 꿈이 뭐였고 어떤 친구와 놀았고 집에 오면 어떻게 했는지 소소한 일상을 부모들은 하나하나...
어떤 20대 여자 네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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