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무 슬픔 so sad today》은 Melissa Broder라는 미국 작가가 sosadtoday라는 익명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던 자신의 이야기를 여러 편의 글로 완성해 엮은 책이다. 우울증, 중독, 강박, 판타지, 자기혐오를 유머와 비꼬기로 지나치리만큼 솔직하게 쏟아낸다. 그래서일까. ‘한 줄’의 감상평을 남기기 어렵다. 이 책은 사람을 심난하게...
정문에 능소화가 피었다. 외할아버지는 능소화를 좋아하셨어, 엄마는 곧잘 말씀하신다. 예뻐도 이름 알기는 어려운 꽃이지만, 나는 안다. 그 꽃은 할아버지 꽃이다. 우리 집에는 1998년에 쓰인 편지가 아직도 있다. 멋모르는 꼬마 둘이 써보낸 편지에 온 정성스런 답장. 그 편지를 보면 왠지 모르게, 옛날 이야기 주인공이 된 것 같다. 멀리 있는 손녀를 그리워하...
그리스 신화에서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자신의 이상형을 조각상으로 만든다. 그 조각상은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여신 아프로디테가 영혼을 불어넣어 사람이 된다. 그리고 조각가 피그말리온과 행복하게 알콩달콩 사랑하며 잘 살았다는 유명한 신화. 아일랜드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갈라테이아는 절대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화를 재해석해 그의...
잘 될거야 라는 말은 결국 누구도 해줄 수 없는 말이었다. 진심을 다하여 나 자신이, 나 자신에게 해야만 하는 말이었다. 며칠 동안 찾아 헤매었으나, 내가 찾은 위로는 없었다. 빗나가거나, 미루어지거나, 닿지못하거나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내가 원한 정확한 위로를 받지는 못했다. 그것이 원래부터 이 세상의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르지.세상은 마냥 낙관적인 기...
며칠 전 선물 받은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 X 민주주의>라는 책을 읽었다. 한겨레21에서 주최한 동명의 기획강연 내용을 옮긴 책이었다. 마지막 장은 이 칼럼을 쓴 정희진 선생님의 글이었고, 그 마지막의 마지막은 ‘낙태죄’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 답변에서 나는 흥분과 분노를 읽었다. (실제 정희진 선생님의 어투가 어땠는지는 모른다. 다만...
헤어졌다. 얼마 안 되기도 했고, 내가 요즘 감정이 메마르기도 했고 그래서 아무런 느낌도 없어서 너무 미안할 정도다. 이제 70일 가깝게 만났는데 만나는 내내 너무 챙겨줘서 가끔 몸둘 바를 모를 때가 있기도 했다. 그만큼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안타깝게도 내 열정은 이미 오래 전 아무개들을 거치면서 다 식어버린 듯 하다. 애틋한 연애를 하고 싶지만 이제 그...
오늘은 인생이 너무 피곤해서 머리도 안 감고, 화장도 안 하고, 편한 차림으로 학교에 왔다. 그런데 볼 일을 오전 내내 보고 건물을 나오다 새내기 때 만났던 전 애인을 마주쳤다. '왜 하필 오늘'이란 생각과 함께 난 최대한 그를 모른채하기 위해, 또 그가 날 알아보지 못하게 시선을 내리깔고 친구와 하던 대화를 아무렇지 않게 이어나갔다. 하지만 머리가 복잡했...
당신은 망해버린 당신 인생만 보이겠지아니 사실 당신 인생은 진짜 망하지도 않았다망한건 내 마음이다뒤처리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그러니까 그건,내가 사랑을 주던 내 마음속 당신을 끌어내어무자비하게 괴롭힌 뒤 결국에는 죽여야하는 일이다 사랑스러운 당신이 내 마음속에 살아있으면결국 나도 같이 죽을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그렇지만,왜 떠나버리...
음악은 그 음악을 자주, 혹은 처음 들었을 때의 순간으로 되돌리는 힘이 있다. 아, 이 음악을 들을때, 그때 그랬지. Sweetbox의 노래를 들으면 초등학교 졸업 후 처음 산 MP3에 음악을 넣어줬던 아빠가 생각나고, Kali Uchis의 Tyrant를 들을때마다 술을 마시고 혼자 걸어가던 새벽 두 세시의 학교 길이 떠오른다. Only Wanna Give...
하이틴을 좀 섭렵했다는 사람이라면 모두 하이틴의 왕이었던 아만다 바인즈를 안다. 아만다 바인즈가 나온 하이틴 중 ‘쉬즈 더 맨’을 가장 좋아하는데 다른 영화들이 그의 매력에 기대서 간다면, 이 영화는 스토리와 아만다 바인즈가 서로 주고받으며 풍기는 시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 생각) 말괄량이 바이올라(아만다 바인즈)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하...
사랑이 아닌 감정을 그 무엇 때문에라도 사랑이라 속이지 않기. 대신 사랑할 때는 꼭 푹 빠져서 사랑하기. 2017년 1월 1일 일기에 꾹꾹 눌러쓴 나의 새해 다짐이다. 사랑이 뭐 그리 대단한 감정이라고 이렇게 거창한 새해 다짐을 세운걸까 난. 사람에 대한 좋은 감정을 그저 다 '사랑'이라고 뭉뚱그려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 사람이 좋으니까, 함께 할 때 ...
170714 뮤지컬 <광염소나타>세상 어디에도 없는 음악 ※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공연은 끝남 ㅎ 이제는 그런 거 상관 없어요. 나는 이 극이 음악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고, 그렇게 생각하며 봤는데, J의 이 말이 나를 대단히 혼란스럽게 했다. 상관이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왜? 그것은 체력의 방전인가 아...
어떤 20대 여자 네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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